가슴아픈사람들
작성일 2024-06-25
작성자 지하철청소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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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가이드라인은 간접고용 노동자(용역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줄어드는 용역계약 비용을 노동자 처우 개선에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7년 정부는 “ 직접고용이 원칙”이라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합니다. 또한, 당시 정부는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청소 노동자의 업무는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데다 지하철이라는 특성상 국민의 생명·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점을 들면 이들은 직접고용 대상자에 포함돼야 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 이전이었던 2013년에 용역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고용했습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간접고용은 기존 용역업체와 동일하게 설립비, 관리비용 등이 발생합니다. 용역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공사 고위 간부들이 퇴직 후에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상황이긴 하지만.!!!
공공기관들이 자회사를 설립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간접고용하면 노동자들의 삶은 용역업체에서 일하던 때보다 나아질까요?
미화, 경비, 주차 등의 간단한 업무인데 돈을 많이 줄 필요가 있느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야간 근무 등의 근무시간, 힘들고 지저분한 업무를 하는 등의 노동 강도를 본다면 오히려 지금의 임금 형태가 비정상입니다. 노동의 가치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결정돼고 있다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자회사 전환이 노동자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최선인지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합니다.
여전히 원청(모회사)이 자회사에 하청하는 구조가 유지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법적 책임을 원청에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는 원청이 임금과 노동자 수 등의 노동조건을 결정하지만 말입니다. 현 자회사에서는 정치권의 권력이 하늘을 찌릅니다. 아무리 사장의 고유한 인사권이라고 하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는 처리 과정을 보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란 말을 꺼내기조차 조심스럽습니다.